제가 학부모가 되니, 가깝지 않던 학교를 자주 가게 됩니다.
민혁이가 지난 주,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 공개 수업이 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원어민 영어수업을 듣고 있는데, 어떻게 영어 수업이 진행될까 하는 개인적인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최근 민혁이가 짧은 말로 영어가 불쑥 튀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가서 뭔가를 배워오는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원어민 영어수업이지만 그날은 한국인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총 4번의 수업을 하는데 두번은 원어민, 2번은 한국인 선생님이 가르칩니다.
뭐, 확실히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방식과는 더무나 다르더군요. 수업 받는 학생의 수가 일단 작으니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 액티브 합니다. 서로 대화를 유도하기도 하구요. 게임도 하면서 진행하니 아이들도 지루해 하지 않아 좋았답니다.
그날은 보물 찾기(Treasure Hunt)를 진행했습니다. 첫째 그룹에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문장을 주고 다음 실마리를 찾게 해서 결국 보물을 찾는 방식입니다. 그 실마리는 쪽지가 있는 위치를 영문으로 적어 놓았구요.
어린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고 수업을 진행하고, 게임도 해야 하고. 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격려를 보내 드리고 싶네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교실의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신북초등학교입니다. 처음 아이의 방과하 교실을 가본 것인데. 교실이 건물과 건물의 연결 통로에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점심 식사를 하고 난 직후인데, 수업 도중에 갑자기 배식을 담당하는 직원이 척하고 들어옵니다. 순간, 이건 뭔가 했습니다.
교사가 수업을 할 때는 교장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는데. 조리복을 입고 장화를 신은 남자가 교실로 들어와서 건너편 건물 통로로 들어갑니다. 옆 방도 역시 영어수업 교실입니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아이들의 식판을 수거한 수레를 끌고 다시 건너 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들은 익숙한가 봅니다. 아마도 매번 이렇게 건너와서 식판 수거한 것을 가져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 수업들은 기존 수업을 하는 교실에서 하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실 상황이 열악하니 어쩔 수 없는
조치이겠죠. 그렇더라도 수업시간을 피해서 작업을 하거나 통행을 하는 것이 바른 것 아니겠나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