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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story

초보캠퍼의 첫 나들이, 포천 하늘산캠핑장

최근, 캠핑이 한참 유행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다.

방학 동안 민혁이가 할머니 집에 다녀왔는데 고모들과 캠핑을 갔다왔다고 한다. 2박3일 일정이 비가와서 1박으로 그쳐 못내 아쉬웠나보다.

갑작스러운 휴가 일정이 잡혀서 민혁이에게 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단번에 캠핑이라고 했다.

최근의 캠핑이라고는 군대 시절 야전에서 잔 기억 뿐인 초보 아빠. 결국 인터넷 동호회 캠핑 커뮤니티부터 답사하기 시작했다.  텐트부터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할지 등등. 필요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방문한 곳은 캠핑퍼스트(초보캠핑) http://cafe.naver.com/campingfirst

이곳에서 우연히 번개캠핑공지를 들여다보다가, 내 휴가 일정과 딱 들어 맞는 캠핑 동반자를 찾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초보 캠퍼이고, 선수급이 한 그룹이 같이 가니, 나름대로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캠핑 준비




@ critica 번개캠핑을 함께한 재형이네 가족과 부부사기단님과 즐거운 저녁 식사 중





주변에 캠핑을 시작하고 매니아가 되어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장비 구입에 수백만원이 들었다는 사람도 생겼고, 급기야 장비 수납이 안되서 승용차에서 RV 차량으로 바꾼 사람까지 나왔다. 매주 캠핑을 다닌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번개 공지를 통해 8월 1-3일, 2박3일의 일정을 잡았고, 먼 거리가 아닌 포천의 하늘산캠핑장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내 손에는 캠핑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선 텐트와 몇 가지만 준비해 떠나 보기로 했다. 이번 캠핑은 와이프가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아서 아들 민혁이와 둘이 가야 하는 것이니 최대한 짐을 줄이고 캠핑 그 자체를 줄이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민혁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니, 내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텐트 구입은 자동형으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캠프타운의 콩코드 200 으로 결정. 6인용이라고 하지만 인천의 매장에 직접 가보니 성인 3-4인 정도가 적당한 사이즈라 여겨진다. 폴대 등을 일일이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산처럼 자동으로 펼쳐지는 구조라 혼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막상 혼자서 설치하기에는 조금 힘이 든다. 아마도 처음이라 서툴어서 일 수 있다. 장비는 이것으로 끝. 나머지 의자는 지난 겨울에 산천어 축제에 갔을 때, 구입해 두었던 레져 의자로 준비하고 렌턴 등 몇 가지 작은 장비들만 추가하기로 하고 집에 있는 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어차피 배낭에 넣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차에 수납해 움직이는 오토캠핑이니까.

또, 캠핑장에는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 등이 제공되었다. 전기도 제공되고 있어서 노트북 등을 챙기기로 했다.  물론 전기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선릴을 챙겨야 한다. 하늘산캠핑장의 계곡쪽 사이트는 배전판에서 50미터가 넘는 거리다. 내가 챙겨간 전선릴은 28미터. 결국 옆 사이트에서 연결할 수 밖에 없었다.

먹을거리는 단촐하게 하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준비하고 민혁이는 계곡 물에서 하루 종일 놀 것이기 때문에. 밥은 햇반으로 준비, 라면 등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막상 캠핑장에 가보니, 다른 사람들은 즉석음식은 먹지 않고 대부분 조리를 해 먹고 있었다. ^^ 압력밥솥까지 챙겨서 밥을 해 먹는 열의를 볼 수 있었다.


포천 하늘산 캠핑장, 여름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아름다운 곳이다

강원도 철원에서 군생활을 하고, 포천 일대에서 훈련을 다녔던 나로서는 포천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막상 도착하니 깊은 산중에 넓은 운동장 같은 곳이 나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캠핑 중이었다. 그 옆에는 낮으면서 맑은 계곡이 흘렀다. 계곡물은 말 그대로 얼음물이었다. 호텔급은 아니어도 캠핑에 불편함이 없는 화장실, 샤워장 등이 제공되고 있고, 전기도 사용하니 집과 다를바가 없다는 느낌이다. 요즘은 캠핑장에서 무선인터넷을 제공해 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캠핑장의 정보는 관련 커뮤니티에서 질문하거나 후기 등을 참고하면 너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참고 포천 하늘산 캠핑장: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498-1, 예약전화 011-9175-3356, 1박 이용은 2만원 전기사용료 추가 5천원)



첫 캠핑을 잠못들게 한 소나기





서울에서 서둘러 출발했지만, 역시나 휴가철이라 서울 외곽도로부터 정체가 시작되었다. 하늘산 캠핑장에 도착한 것은 12시가 다 되어서였다. 전화로 예약은 했지만, 캠핑 사이트는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는 돈을 받고 번호표를 주고 알아서 자리를 잡으라는 식이다. 12시부터 철수가 시작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같이 만나기로 했던 재형이네 가족을 만났고, 먼저 와 있던 @부부사기단 부부도 조우했다. 짐을 내려 놓고 천막부터 설치하기 시작, 민혁이 눈은 이미 계곡으로 빠져 있어 바로 입수를 시켜야 했다. 홀로 텐트를 설치하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녀석. ^^


텐트를 치고, 플라이도 치고, 팩도 박고. 짐도 내리고 하니, 물속에서 한참 신나하던 민혁이 와서 라면을 내 놓으라고 한다. 라면을 먹고 치우고 나니, 벌써 녹초가 된다. 집 나오면 고생이라더니,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겨우 정리를 하고 물 속에 들어가니, 천국이 따로 없다. 5분이 채 못되어서 온 몸이 얼음장이 되어 간다. 물도 그리 깊지 않아 아이들의 놀이터로는 천국이 따로 없는 듯하다. 동호회에서 만난 재형이네 가족과 한 부부와 계곡에서 인사를 나누고 막걸리 한잔을 걸쳤다.

첫날은 비가 오려고 그리 무더웠나 보다. 습한 날씨가 계곡 물 속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바로 땀이 날 정도였다.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청했다.

새벽, 잠결에 계곡의 물소리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열어둔 텐트 사이로 물방울이 느껴졌다. 급히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고, 옆 텐트에서도 불이 켜지면서 하나둘 나오는 사람들이 생겼다. 텐트를 설치한 곳이 평지라 텐트 주변에 수로를 만들지 않았다. 급히 야전삽을 켜내 수로를 만들고, 고인 빗물 등을 처리하느라 분주했다. 다른 텐트들도 마찬가지였다. 계곡 자체가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물이 불어날 위험은 없어 보이지만, 텐트 위에 물이 고이는 것을 보면서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고인물을 밑으로 흘러 보내면서 빗소리를 들으면 깊은 담배를 피웠다.  커피 한잔이 필요했지만, 빗소리와 계곡 물소리로 위안을 삼을 뿐. 그러다보니, 어느새 산중턱 사이로 빛이 들어오면서 새벽을 맞이했다. 다행이 비는 새벽이 되면서 그쳤고, 그날은 쨍쨍한 하늘이 볼 수 있었다. 저녁은 시원한 사람이 불었고 하늘은 별이 보였다. 같이 만난 사람들과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였지만, 취하지 않았다.  이런 맛으로 캠핑을 오는구나 하는 감이 오더라는.


초보 캠핑의 장비 뿜뿌 시작~

첫 캠핑을 다녀 온 후의 후유증이 발생했다. 이웃캠퍼들의 장비들을 보고 나서 장비병이 도지게 된 것이다.

타프도 필요하고, 테이블과 의자도 필요하고, 캠핑 요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각종구이요리를 할 수 있는 작은 숯불화로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고.


* 전국의 캠핑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이트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캠핑장닷컴 http://www.campingjang.com/

위 사이트에는 지역별로 조건별(산, 강, 바다 등)로 검색이 가능하고 각 캠핑장의 환경 조건(전기사용, 계곡, 온수샤워 등) 등이 상세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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