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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용훈 서울도서관장 "서울시 도서관 1천개, 95%시민이 10분거리에서 도서관을 만날 수 있어요"

​옛 서울시청사가 새롭게 서울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의 중심 건물에 공공도서관을 짓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서울도서관이 완공되자,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의 주말 여행장소로 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도 서울시민과 타도시에서 서울도서관을 구경하러 오고 책을 보러 온다. 


서울 공공도서관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서울도서관을 변화를 만든 이용훈 관장을 만났다. 관악구 주민이시기 때문에 관악구 책잔치 행사 등에서 자주 뵈었지만 개인적으로 뵌 적으로 없어 찾아 뵈었다. 도서관에 대해서 한국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관악구의 도서관 정책에 대한 평가도 여쭈어 보고, 도서관이나 책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도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시의 공공 도서관이 모두 1천개가 넘어요. 작은도서관 등등까지 모두 합쳐서..서울시민의 95%가 아마도 10분거리에서 도서관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도서관이 많지만, 책 읽는 사람, 문화는 좀처럼 변화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도서관의 재배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관악구가 도서관이 43개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에 2개의 제대로 된 도서관이 있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최근 관악구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사업으로 작은도서관, 공공도서관 건립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관악구 난곡동의 새숲도서관은 산동네 난곡동의 작은도서관이지만, 그 역할은 주민들의 커뮤니티센터, 문화공간, 회의공간으로 다양한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새숲작은도서관은 온전한 도서관으로 성장했지만 공간의 한계, 운영의 한계로 거대한 공공도서관과 견두어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용훈 관장은 이제는 공공도서관의 재배치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싱가포르에 가보면 백화점에 공공도서관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도서관이 사람들의 생활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 국립도서관도 최초에는 시청 옆 지금의 롯데백화점 자리에 있었다가 남산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서초동에 자리를 잡았죠. 점차 서울의 중심에서 외곽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저는 다시 서울의 중심으로, 마을의 중심으로 재배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관악구의 도서관 정책에 대해서도 평가를 부탁했다. 관악구는 이미 도서관 도시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2010년 민선5기가 시작되었을 때, 관악구의 도서관은 5개였다. 그 뒤로 현재 관악구는 작은도서관 등이 만들어지면서 총 43개로 늘었다. 걸어서 10분거리에 도서관이 생긴 샘이다. 또한, 모두 도서관이 상호 연결이 되어 책을 빌릴 수 있는 책나래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고,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이 활성화되어 등록된 독서동아리만 250여개, 회원은 2천명이 넘는다. 


서울시에서 서울시 전체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울시 전체 도서관이 하나로 연결되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용훈 관장은 상호대차서비스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상호대차서비스는 결과적으로 출판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오히려 공공도서관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책을 구입해주어야 출판업계도 살고, 양질의 책도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공공도서관에서 정가보다 2-3배이상의 가격으로 책을 구입해 줍니다. 하드커버 책이 대부분 도서관에서 구입해는 책이죠. 공공도서관은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돌려보니 튼튼해야 하니까요. 공공도서관 의 책 구매가 출판업계​의 기본 수익을 보장해 줍니다. 우리도 도서관의 책 구매가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합니다. 그래야 도서관도 오래 갈 수 있어요."


관악구의 상호대차 서비스가 지금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출판업계도 도서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관악구의 독서동아리 지원 사업도 좀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관악구에서는 아직 독서동아리가 잘 운영되고 있지만, 타지역에서는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인해 독서동아리 사업은 활성화 되었지만, 자생력은 없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지원금을 주면, 책구매도 높아지고 책도 많이 보겠지만 지원이 끝나면 동아리 유지가 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독서리더들의 역할에 따라 동아리의 성패가 좌지우지 된다고 한다. 독서동아리 리더들은 헌신적으로 일하고, 다른 회원들은 그냥 참여만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독서동아리 리더 역할을 대행해주는 비지니스도 생겼다고 한다. 나 역시 독서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간사역할을 해 보았다. 이 말에 공감했다. 독서일지기록, 지원금 정리, 모임 역할 등 잡무 등오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았으니깐.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 독서문화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생력이 중요하다

 

관악구에서 기존 청소년독서실을 리모델링해 '싱글벙글교육센터'를 만들었다. 이때 기존의 도서관 기능과 독서실 열람석을 유지해야 한다고 계획되어 있었다. 이때 열람실 기능의 독서실을 폐지하거나 최소한으로 축소하자고 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반대했다. 

나는 우리 도서관의 독서실 문화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 이용훈 관장님도 공감을 해 주셨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지 시험공부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하기 좋은 한적한 곳에 자꾸 도서관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뉴욕공공도서관을 보면, 뉴욕의 중심가에 있다고 한다. 그 마을의 중심은 시장이나 의회가 아니고 도서관이고 학교이다라는 것이다. 즉, 지식을 나누고 생산하는 곳이 마을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가 되면서 지식과 정보는 마을의 변방으로 쫓겨나고 일부 권력층만이 소유하게 된다. 그 자리에는 시장이 들어서게 된다. 즉, 시민은 지식과 정보를 빼앗기고 시장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는 모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기관, 도서관 등의 공공 지식, 정보 공간이 마을의 중심으로 재배치되어야 하다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